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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직격탄 맞고도 살아남은 ‘이 회사’...생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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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직격탄 맞고도 살아남은이 회사’...생존 비결은?


얼반웍스, 현지 제작 비중 70%까지 늘렸다가 위기...‘한마음 한뜻으로 극복

허건 대표런닝맨부터 아이즈원 김민주까지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


 ì–¼ë°˜ì›ìŠ¤ì˜ 대표 작품인 런닝맨 시리즈. 왼쪽부터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들>, SBS에서 방영된 <런닝맨>, 베트남 판 <런닝맨>. <br>
Image @ 얼반웍스

“중국 진출 후 프로그램 제작 비중을 70%까지 늘렸는데, 하루아침에 제작이 중단됐습니다. 사드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던 거죠. ‘무조건 버티자는 마음으로 함께 버텨왔고 결국, 이겨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로 잔뼈가 굵은 얼반웍스(urbanworks)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하고 있다. 설립 초 10억이 조금 넘던 회사의 매출은 작년 2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어느덧 20배로 성장한 회사가 됐다. 지난 10년 동안 얼반웍스의 대표 프로그램은 단연런닝맨’. 여기에 장르물의 한 획을 그었던 드라마나쁜녀석들시리즈도 이 회사가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런닝맨은 중국에 이어 베트남 현지 버전으로도 제작되며 현재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각종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신인가수들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면서 최근에는 제작뿐 아니라 음반기획사로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이즈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주와 ‘K-POP Star’를 통해 데뷔한 크리샤 츄가 대표적인 예다.

2014년에 방영된 <나쁜 녀석들>. Image @ 얼반웍스

지난달 말 얼반웍스 설립자이자 그룹 대표직을 맡고 있는 허건 대표를 만났다. 캐쥬얼한 차림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그의 첫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허건 대표는 회사의 이곳저곳을 직접 보여주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얼반웍스를 설립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지난 10년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나무에 비유하자면 10년 전 심어놓은 묘목이 지금은 여러 갈래로 가지가 나온 상태로 보면 됩니다. 열매를 맺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계속해서 가지가 뻗어나는 상태라고나 할까요? 그동안 방송프로그램을 주로 제작하는 회사였다면, 현재는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함께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로 시작해 지금은 자회사가 꽤 많던데요. 사업구조에 변화가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100여편 이상의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많다보니 어느새 자회사가 늘어나게 되었네요. 방송 프로그램이건 아티스트건 모두 콘텐츠라 할 수 있잖아요. 앞으로는 콘텐츠를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 저희 나름대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 중에 있습니다.”


- 런닝맨 중국편 제작을 계기로 해외 프로그램 제작에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 프로그램 비중이 70%까지 달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2013년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들> 시즌 1을 시작으로 중국과 수많은 합작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비공식적으로 만든 프로그램까지 더하면 아마 20개가량 될 겁니다. 국내 제작사 중에서는 저희가 가장 많은 편수를 제작한 듯 하네요. (웃음) 이후 중국 메이저 채널들과 손을 잡았는데, 그때부터 국내 프로그램 비중을 줄이고 해외 비중을 높여갔습니다.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한 또 다른 이유는 국내보다 제작환경이 좋았기 때문인데요. 제작사들에 대한 대우와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선진적이었습니다. 중국이 한국보다 시장규모가 훨씬 큰 만큼 킬러콘텐츠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방송사와 제작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였으니까요.”


- 중국 진출 4년 만에 위기가 찾아왔다던데, 사드 직격탄을 맞은 건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국 진출 후 제작 비중을 70%까지 늘렸는데, 하루아침에 제작이 중단됐습니다. 2016년 중반쯤이었는데, 당시 계약금만 150억원 규모였어요. 사드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던 거죠. 국내 프로그램은 1~2개만 할 정도로 모든 인력이 중국 프로그램에 투입됐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북경, 상해에 나눠져 체류하던 저희 제작진들을 급히 한국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중국 측에서도기다려달라라고만 이야기할 뿐 답답한 상황이었지요. 설상가상으로 국내 시장까지 침체되어 회사설립 이후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다 지난 일이라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때는 정말 막막했었죠. (웃음)”

 

왼쪽부터 김민주, 크리샤 츄.  Photo ⓒ 얼반웍스

- 화제를 좀 돌려보겠습니다. 제작사 PD의 경우 대부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반웍스 소속 PD는 모두 정직원이라는데, 이유가 있나요?

“저도 예능PD출신이라 회사 설립 때부터 PD는 가급적이면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야 프로그램 퀄리티가 보장되니까요. 설립 때부터 함께 해온 PD들이 지금도 상당수 남아 있는데, 모두 다른 채널이나 제작사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올 정도로 실력 있는 PD들입니다. 아무튼 제가식구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저희 회사는 구내식당을 책임지는 주방팀까지도 모두 정직원들입니다. 그래서 밥도 참 맛있어요. (웃음)”

 

- 실력 있는 인력들을 붙잡아 놓고 있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식구끼리 잘 돼서 함께 나누자라는 철학이 지금까지 버텨온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PD뿐만 아니라 각 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장들도 설립멤버이거나 최소 6년 이상 함께 해 온 파트너들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 최근에 매니지먼트사로 이름을 꽤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샤츄와 아이즈원으로 활동하는 김민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크리샤와 민주는 저희 회사에서 3년 이상 연습생 과정을 거친 친구들입니다. 신인 아티스트 발굴을 위해 그동안 20~30명의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해왔는데, 중간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크리샤와 민주는 잘 성장해서 지금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영상제작을 전문적으로 하다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셈인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물론, 매니지먼트 사업이 처음부터 잘 되진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제작은 나름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음반 제작은 전문분야가 아니니 그럴 수밖에 없었죠. 그러던 중에 크리샤를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SBS ‘K-POP Star’에 내보냈고 2등이라는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이듬해에는 민주가 친언니처럼 지내는 크리샤의 응원을 받아 걸그룹 데뷔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고요.”

 

- 대표님 입장에서는 참 대견하다 싶은 생각도 들 것 같습니다.

“크리샤와 민주는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친구들입니다. 함께 고생해 준 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저도 매니저 못지않게 방송국을 열심히 드나들었습니다. 두 친구 모두 성격도 굉장히 착해요. 특히 민주가 프로듀스48을 통해 아이즈원으로 데뷔하면서 회사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연습생 시절부터 봐서 그런지 춤추는 모습만 봐도 마음이 짠합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ë³€ì„±íƒœÂ·í™ì„±í˜„·김민서·김동규.  Photo ⓒ 얼반웍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변성태·홍성현·김민서·김동규>

- 프로듀스101 남자편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소속 아티스트 4명이 지원했는데, 모두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멤버들 소개 좀 해주세요.

“작년부터 트레이닝을 해오던 남자 연습생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운 좋게 4명이나 출연하게 됐네요. 첫 번째로는 ‘()성태라는 친구가 있는데, 3년 동안 연습생 시절을 거쳐서 기본기가 탄탄합니다. 무용을 한 ‘()성현이는 연습생들 중 가장 나이가 많아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구요.

그리고 ()민서는 중성적인 매력이 있어요. 비유하자면 강인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캐릭터라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동규는 힙합을 좋아하는 스웨그(swag)가 있는 친굽니다. 4명 모두 캐릭터가 겹치지 않는 동서남북의 매력을 가진 친구들이에요. 이달 3일에 첫 방영합니다. 투표 좀 많이 해주세요. (웃음)”


- 10년을 잘 보내셨는데,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으신지?

“올해 회사가 딱 10살이 되었는데, 20살이 될 때까지 또 한 번 열심히 달려볼 생각입니다. 기존 사업분야를 탄탄히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될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의 믿을 수 있는 파트너들과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로 제작여건이 나아지고 있고, 저작권 관련 정책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좋은 기회가 많이 올 거라 확신합니다. 주변에서 저희를 바라봐 주시는 기대에 부응하도록 10년 후에는 더 큰 나무가 되겠습니다.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우리 식구들을 믿고 열심히 성장해 가겠습니다.”

 

출처:

인더뉴스 권지영기자 eileenkwon@inthenews.co.kr

http://www.inthenews.co.kr/news/article.html?no=15140